결혼 15년에 자녀가 셋 입니다.

남편은 직장을 그만두고 친구와 사업을 시작했고 매일 술과 접대로 늦게 귀가했습니다.

남편은 늘 스트레스를 받았고 좀처럼 편한 표정을 보인 적도 저를 똑바로 쳐다본 적도 없었습니다.

많이 힘들 것 같다는 생각에 눈치를 보며 물어보고 싶은 말도 하지 못하고 숨죽여 살았습니다.

어느 날인가 남편은 회사에 문제가 생기면 집도 무사하지 못할 것이라며 위장 이혼 얘기를 꺼냈습니다.

서류 상으로만 위장이니 달라지는 건 하나도 없다고요.

하지만 위장 이혼 후 남편은 거의 집에 들어오지 않았고 힘들다는 이유로 생활비도 규칙적이지 않게 주었습니다.

저는 남편이 아주 힘들 것 같다고 생각하며 예전보다 더 눈치 보며 지냈습니다.

그런데 며칠 만에 술에 취해 들어온 남편 휴대전화를 보게 되며 남편에게 여자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바람피우고 있다는 걸요..

여자는 저보다 두 살 많은 여자고 이혼녀인 것 같았습니다.

남편 하는 일과 관련이 있고 둘이 호칭도 여보 당신이더군요.

순간적인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고 자는 남편을 깨워 물어보니 별거 아니라고 합니다.

일 때문에 이용하는 거니 괘념치 말라고요.

저는 돈 조금만 벌어와도 좋으니 바람피우는 건 아니지 않느냐며 당장 혼인 신고하자고 했습니다.

다툼 끝에 남편은 나가버렸고 한동안 전화도 안 받고 집에도 오지 않았습니다.

저는 아이들도 보이지 않았고 남편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습니다.

남편은 그 여자 집에 살다시피 하며 둘이 일을 하는 건지 놀러 다니는 건지 매일같이 붙어 다녔습니다.

견디다 못해 남편과 그 여자가 같이 있는 것을 보고 그 앞으로 갔습니다.

남편은 놀라 잠시 말을 하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가면 곧 뒤따라가서 자초지종을 말해준다며 빨리 집에 가라고 했지만, 그 여자는 저를 신경도 쓰지 않으며 “자기 전부인”이라며 남편에게 묻고는 한 발짝 뒤로 물러나 저를 불쌍한 여자 보듯 하고 있더군요.

한바탕 퍼붓고, 초라하고 비참한 심경으로 집으로 돌아오며 한참을 울었습니다.

늦은 시간 집에 온 남편은 일이 마무리 단계고 그 여자가 없으면 안 되니 일이 정리되는 대로 그 여자를 정리하고 집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합니다. 생활비도 그 여자가 있어서 줄 수 있는 거라면서요.

이미 그 여자의 존재는 남편 친구들도 다 알고 있었고 이혼 후 새로 만난 재혼 상대로 자기들 끼리는 형수, 재수라는 호칭도 써가며 친하게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간 남편 뒷조사를 하며  알게 된 내용들을 남편에게 퍼부으며 앞으로는 집에 오지도 말고 아이들 볼 생각도 하지 말고 위자료, 생활비를 달라고 했다가 바람피우는 여자 정리하라고 했다가 저도 제가 무슨 말을 했는지 뒤죽박죽 제 감정들을 퍼부은 것 같습니다.

미친 사람처럼 날뛰는 저를 보며 남편은 “우린 이미 이혼한 관계인데 법적으로 아무것도 문제될 것 없으니 그만 지껄여!” 라는 말을 듣고는 뒤통수 한 방 맞은 듯 모든 감정이 내려앉으며 차분 해지더군요.

그 일이 있었던 후 남편은 연락도 집에도 오지 않습니다.

생활비를 보내주면 받고 보내주지 않으면 문자를 보냅니다.

아이 키우며 저는 할 수 있는 일도 없고 몸도 예전 같지 않고 집 밖에 나가기도 싫고 사람은 더욱 싫습니다.

갈수록 망가져 가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그냥 이대로 모든 것이 멈췄으면 하는 바람 뿐입니다.

어떤 것도 자신 없고 희망이 보이질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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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 복 연 구 소 상 담 법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