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이 아내가 이혼하자고 합니다.

별다른 일은 없었고요. 저희 부부는 각자 별 큰일 없이 무난히 잘살고 있었고요.

남자가 있는 것 같습니다. 옛날 일들을 들추기며 이혼만 해 달랍니다.

저희 집안과는 인연을 끊고 싶다는 게 이유라고 합니다. 

질릴 만큼 질렸고 해볼 거 다 해봤지만 이제 더는 싫다고 합니다.

경제적으로는 부족함이 없었을 것으로 저는 생각하지만, 돈을 떠나서 마음이 하루도 편한 적이 없었다고 하네요.. 집이고 뭐고 다 정리해서 자기가 자립할 만큼만 달라고 합니다. 뭔지 모르지만, 남자가 생긴 것 같다는 의심만 듭니다.

캐 보자니 만일 확실하다면 어차피 살지 못 할 테고, 저도 바람 안 펴 본 것도 아니고 여자는 맘 떠나면 끝이라던데 이대로 캐지 않고 이혼하는 것도 방법일 것 같긴 하지만 왜 이렇게 찝찝한지 모르겠습니다.

의심만 하다 보니 잠도 못 자겠습니다.

그래서 협의 이혼 서류를 작성은 해 주었습니다.

그랬더니 얘기도 하고 웃기도 합니다.

좋은 관계로 다시 재결합할 수 있지도 않겠냐 하면서요.

인연이 여기까지 인가보다 하다가도 이상하게 맘이 놓이지를 않습니다.

저도 잘못 한 것도 많으니 이대로 이혼하는 게 좋을지 아니면 상담이라도 받아보고 뭔가 노력을 해보는 게 좋을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