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면서 수 없이 하는 말. “세상에 중심이 되거라!” 내 아이와 모든 이들에게 했었고 들었던 말이다. 정말로 "한번뿐인 내 인생" 인데, 소중한 내 삶인데 세상에 중심이 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결혼이라는 것이, 사랑이라는 것이, 사람을... 아니 여자들을 중심이 아닌, 누군가에 의존해서만 살아가는 그런 삶으로 바꾸어 놓는다. 콤플렉스는 누구나 있고 능력 또한 골고루 나뉘어 있거늘 살림하는 능력은 그 가치를 그 다지 높게 평가하지 않는다. 자신이 가진 능력이나 자라온 환경, 지금 가진 것이 부족한 여성들 일수록 더욱 그러하다.
22살에 아주 이쁜 피아노 선생님이 있었다. 지방대학을 나왔고, 지방에 살고 있는 평범한 여성이다. 하루는 건강이 좋지 않아 보이기에, 뭔지 그날따라 나의 느낌이 이상해서 물어보니, 유산을 했고 상대는 유부남이라고 했다. 외도하는 유부남들이 흔히 하는 말은 “곧 이혼하고 너랑 결혼 할 것이다.”라고 했단다. 현재 부인과는 별거 상태라고 말하면서. 바보같은 선생은 그 말을 믿고 있었다. 유산으로 인해 가슴에 젖이 돌아 염증까지 일으켜서 병원을 다니면서도 고통을 감수하고 그 유부남을 기다리고 있는 어리석은 여자. 그 유부남은 이름만 대면 알만한 유명대학 교수였다. 워낙 애교가 많아 남자들이 꾀나 따를법한 외모의 여성, 그 유부남은 예쁜 영계 아가씨를 꼬시기에만 급급했다. 하루를 꼬박 이야기하고서야 그 남자에게서 벗어나게 해줄 수 있었다. 그 남자의 실체는 뻔했었으니까 그다지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었다. 예쁜 영계 성생님은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지 못했고, "나 같은 것이 이 정도 사람과 결혼하려면 이혼남이라도, 아니 이혼한 흠이 있어야 나랑 결혼하겠지“하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자신의 젊음을 주고 나름 기반을 쌓아온 남자를 얻기 위한 거래인 것이다. 얼마나 어리석고 바보같은 짓인지. 그 부모 또한 딸을 그렇게 되도록 종용하고 있었다. 학벌 없고 능력 없는 부모들이 얼마나 자기 자신 뿐만 아니라 딸들도 망치고 있는 어리석은 현실을 어떻게 해야 좋을지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사람위에 사람없고 사람아래 사람없다.”는 말과 같이 우리는 그 누구도 평가하거나 낮게 볼 수 있는 자격이 없다. 또 자신이 학대 받거나 나를 학대하도록 두어서도 안된다. 나를 사랑하고 귀하게 여길 때 상대도 나를 사랑하고 귀하게 여겨주듯이. 사랑하자, 나를 사랑하고 나와 먼저 사랑에 빠져보자. 둘이 있는데도 더 외로운 사랑, 차라리 혼자가 났지 않은가. 그렇다고 이혼하라는 말은 아니다. 심리란 무관심일 때 이상하게 자신들이 버려뒀던 상대를 생각하고 돌아본다. 중심을 세우고 나를 귀하게 여기자. 사연 많은 파란만장한 삶일수록 죽기 전엔 "참 재미있었다.“고 회고할 수 있을 것이다. 유일하게 나를 무능하고 못 낫다고 누르는 사람이 남편이다. 거기에 익숙해져서 자신감과 자존감을 나도 모르게 잃어버리고 완전히 없어진다. 결혼 전에도 내 모습이 그러했는지를 한번쯤 돌아보자. 그리고 당장 훌훌 털고 일어서자. 이제부터 시작인 것이고, 멋진 삶이, 생각지도 않았던 행복이 무엇인지 알게 될 것이다. 갑작이 스승님에 말씀이 생각난다. "옳던 그르든 그 사람의 장점을 살려 줘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장점이고 자신감이지" 처음에는 “뭐 그런게 어디있을까?"라고 반박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 말이 맞는 말이다. 누구도 다른 사람을 평가 할 자격이 없다. 스스로 잘못과 잘함을 구분하고 바른길을 찾아 갈 수 있다.
[ 본 칼럼은 여성잡지 "퀸"의 2014년 02월호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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